그대는 아주 늦게

조회 수 58 추천 수 0 2018.09.03 17: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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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그대 쪽으로

 

그 나뭇가지 뒤에 몸을 숨기고 나는 내가 끝끝내 갈 수 없는

생의 벽지를 조용히 바라본다.

그대, 저 고단한 등피를 다 닦아내는 박명의 시간,

흐려지는 어둠속에서 몇 개의 움직임이 그치고

지친 바람이 짧은 휴식을 끝마칠때까지.

 

그대는 아주 늦게 창문을 열어야 한다.

불빛은 너무나 약해 벌판을 잡을 수 없고,

갸우뚱 고개 젓는 한숨 속으로 언제든 나는 들어가고 싶었다.

아아, 그대는 곧 입김을 불어 한 잎의 불을 끄리라.

나는 소리 없이 가장 작은 나뭇가지를 꺾는다.

 

그대, 내 낮은 기침 소리가 그대 단편의 잠속에서 끼어들 때면

창틀에 조그만 램프를 켜다오.

내 그리움의 거리는 너무 멀고

침묵은 언제나 이리저리 나를 끌고 다닌다.

 

가축들의 순한 눈빛이 만들어 내는 희미한 길 위에는 가지를

막 떠나는 긴장한 이파리들이 공중 빈 곳을 찾고 있다.

외롭다.

 

어둠에 가려 나는 더 이상 나뭇가지를 흔들지 못한다.

단 하나의 영혼을 준비하고 발소리를 죽이며

나는 그대 창문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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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무의 꽃

견딜수 없는 계절

우리 서로 물이 되어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꽃그늘에 앉아 너를

모두 다 별만을

새로 올 날들의

그대는 아주 늦게

훈훈한 사랑의 빛을

추억에 못을 박는다

청솔 그늘에 앉아

꽃이 졌다

그리움은 해마다

즐거운 무게

기다림 속으로

정직해야 합니다

오늘은 이제 나도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지는 세월 아쉬워

문득문득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