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지던 날
기다리자.
꽃대에서 새순이 돋고
기억처럼
꽃들이 웃는 그 날을.
절망이
다시 절망을 잉태하도록
눈물 짓지 않는다면
꼭같은 모양과 색깔의 꽃잎을
꿈꿀 수 있다.
진실로 안타까운 것은
웃음이
꽃잎처럼 떨어지는 날
허탈한 심정으로
너무 쉽게 한숨 짓는
우리들의 습성이다.
이들은
꼭같은 모양과 색깔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가.
허망한 표정에
눈물을 머금고
지는 꽃잎을 바라보지 말자.
물결위에 무수히
강에 버리고 가자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잊고 살아왔던
그리움과 아쉬움
안락함이 아니라
내 머리를 때려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눈빛과 옷깃을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살아가면서 많은
지켜주는 여유를
저무는 날에
눈부신 이 세상을
소리 듣고
땀으로 땅으로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가만히 서 있는
얼굴 묻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