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그리고
뒤돌아 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래도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진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하늘을 보니
젖은 새울음소리가
까막 눈알 갈아끼우
안부가 그리운 날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비가 개인 후에 일에
투명한 공기의
한번 등 돌리면
그 어떤 장면보다
눈물보다 더 투명한
그 사람 앞에는
아름다운 추억
그대 얼굴 바라보며
저 나무들처럼 또
꽃그늘에 앉아 너를
편지
그 나비 춤추며
배에서 내리자 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