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그리고
뒤돌아 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래도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진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그대를 위하여
푸른 달빛 아래
내가 느끼지 못한 것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사랑이란 생각조차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모든 슬픔을
우리 이런날
오늘 하루
꽃나무 하나
한가지 소원
오지 않는 사람
한 순간 가까웁다
이 세계의 불행
항상 당신이 어디에
내 안에 그대 살듯이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그저 세월이라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