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못을 박는다
잘 가라, 내 사랑
네가 나를 버린 게 아니라
내가 너를 버린 게지.
네가 가고 없을 때 나는 나를 버렸다.
너와 함께 가고 있을 나를 버렸다.
나는 너를 보내고 햄버거를 먹었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돌아 서서
햄버거를 먹다가
목이 막혀 콜라를 마셨다.
너를 만날 때부터 나는
네가 떠나는 꿈을 꾸었다.
저문 해가 다시 뜨기까지의
그 침울했던 시간,
그 동안에 나는 못질을 한다.
다시는 생각나지 않도록 서둘러
내 가슴에
큰 못 하나를 박았다.
마음속의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사랑이란 생각조차
꽃잎 지던 날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모든 슬픔을
내가 느끼지 못한 것
너를 기다리는 동안
오늘 하루
우리 이런날
꽃나무 하나
한가지 소원
한 순간 가까웁다
이 세계의 불행
오지 않는 사람
항상 당신이 어디에
내 안에 그대 살듯이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그저 세월이라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