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속으로 시간이 흐르면
기다림 속으로 시간이 흐르면
마른 풀 서걱대는
들판에
홀로
야위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대와 나 사이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면
계절이 지난
들판엔
항상
바람이 불고
눈이 내려
기억이 하얗다.
가을이 지나는
길 하나
멀리
그대가 보인다
이 세계의 불행
떠나가는 배
중요한 건요
오늘은 이제 나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
팬지꽃
그대를 위하여
청솔 그늘에 앉아
한가지 소원
꽃이 졌다
나는 너무 작은 사람
지는 세월 아쉬워
가만히 바라보면
문득문득 나를
푸른 달빛 아래
눈이 멀었다
내가 여전히 나로
내가 너를 버린
그리움은 해마다
그 어떤 장면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