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속으로 시간이 흐르면
기다림 속으로 시간이 흐르면
마른 풀 서걱대는
들판에
홀로
야위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대와 나 사이로 시간이 거꾸로 흐르면
계절이 지난
들판엔
항상
바람이 불고
눈이 내려
기억이 하얗다.
가을이 지나는
길 하나
멀리
그대가 보인다
그저 세월이라고만
강에 버리고 가자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잊고 살아왔던
그리움과 아쉬움
내 머리를 때려
안락함이 아니라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눈빛과 옷깃을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살아가면서 많은
지켜주는 여유를
저무는 날에
소리 듣고
눈부신 이 세상을
땀으로 땅으로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가만히 서 있는
얼굴 묻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