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사람
어떻게 만났느냐보다
어떻게 간직할 것인가를 기뻐하면서.
누군가의 귀한 이름을 부르기 위해
나는 또 그 작고도 큰 세상으로 들어가
칸칸이 그리움을 심는다
우연이었기에
별 기대 없는 만남이었기에
꾸밈없는 모습으로 서로를 안는다
가슴으로 다가가고 누군가
가슴을 열어주었을 때 우리는
그 이름을 새기며 울기도 한다
창밖엔 포근히 비가 내리고
때론 환한 달빛이
내 안을 들여다본다
슬퍼서만 우는 세상은 아니다
컴퓨터를 열면 거기
내 이름을 불러주는 이 있다
순간 알 수 없는 격정에
고백을 하듯 자판을 두드린다
그저 세월이라고만
강에 버리고 가자
자줏빛 미사복을 입은
잊고 살아왔던
그리움과 아쉬움
내 머리를 때려
안락함이 아니라
꽃상여를 보는 날
내 눈빛과 옷깃을
네잎클로버를 당신께
살아가면서 많은
지켜주는 여유를
저무는 날에
소리 듣고
눈부신 이 세상을
땀으로 땅으로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가만히 서 있는
얼굴 묻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