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해가 지고

조회 수 523 추천 수 0 2018.09.21 00:07:17

VznlVMR.jpg

 

길위에서 중얼 거리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135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소리새 2018-09-09 50
134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소리새 2018-09-04 51
133 하늘을 보니 소리새 2018-09-06 52
132 그 사람 앞에는 소리새 2018-09-04 53
131 젖은 새울음소리가 소리새 2018-09-04 53
130 까막 눈알 갈아끼우 소리새 2018-09-09 53
129 안부가 그리운 날 소리새 2018-09-10 53
128 꽃그늘에 앉아 너를 소리새 2018-09-10 53
127 그 어떤 장면보다 소리새 2018-09-14 53
126 모두 다 별만을 소리새 2018-09-14 53
125 비가 개인 후에 일에 소리새 2018-09-03 54
124 투명한 공기의 소리새 2018-09-04 54
123 한번 등 돌리면 소리새 2018-09-05 54
122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소리새 2018-09-07 54
121 내 마음인 줄은 소리새 2018-09-10 54
120 꽃이 졌다 소리새 2018-09-12 54
119 새로 올 날들의 소리새 2018-09-15 54
118 눈물보다 더 투명한 소리새 2018-09-04 55
117 기다림 속으로 소리새 2018-09-05 55
116 그래서 나는 소리새 2018-09-05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