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새울음소리가

조회 수 53 추천 수 0 2018.09.04 21:04:07

fdsJiLv.jpg

 

빗방울길 산책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빗방울길

돌아보니

눈길처럼 발자국이 따라오고 있었다.

 

빗물을 양껏 저장한 나무들이

기둥마다 찰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비 그친 뒤

더 푸르러지고 무성해진 잎사귀들 속에서

젖은 새울음소리가

새로 돋아나고 있었다.

 

그래도 발바닥 밑에서는

빗방울 무늬들 부서지는 소리가

나직하게 새어나왔다.

 

비온 뒤

빗방울 무늬가 무수히 찍혀 있는 산길을

느릿느릿 올라갔다.

물빗자루가 하나절 깨끗이 쓸어 놓은 길

발자국으로 흐트러질세라

조심조심 디뎌 걸었다.

엮인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15 마음속의 소리새 2018-09-19 65
114 꽃불 켜는 소리새 2018-09-19 65
113 나중지닌것도 소리새 2018-09-18 64
112 너를 기다리는 동안 소리새 2018-09-18 64
111 타는 목을 적시고 소리새 2018-09-18 66
110 한 송이 꽃 소리새 2018-09-18 62
109 그를 부를 때는 소리새 2018-09-17 66
108 그대 이름 두글자 소리새 2018-09-17 61
107 시들기 직전의 소리새 2018-09-17 61
106 우리 이런날 소리새 2018-09-17 66
105 내가 느끼지 못한 것 소리새 2018-09-16 67
104 그대가 두 손을 펴면 소리새 2018-09-15 61
103 새로 올 날들의 소리새 2018-09-15 57
102 오지 않는 사람 소리새 2018-09-14 66
101 모두 다 별만을 소리새 2018-09-14 57
100 그 어떤 장면보다 소리새 2018-09-14 55
99 그리움은 해마다 소리새 2018-09-14 58
98 내가 너를 버린 소리새 2018-09-14 64
97 내가 여전히 나로 소리새 2018-09-14 62
96 눈이 멀었다 소리새 2018-09-13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