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새울음소리가

조회 수 53 추천 수 0 2018.09.04 2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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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길 산책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빗방울길

돌아보니

눈길처럼 발자국이 따라오고 있었다.

 

빗물을 양껏 저장한 나무들이

기둥마다 찰랑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비 그친 뒤

더 푸르러지고 무성해진 잎사귀들 속에서

젖은 새울음소리가

새로 돋아나고 있었다.

 

그래도 발바닥 밑에서는

빗방울 무늬들 부서지는 소리가

나직하게 새어나왔다.

 

비온 뒤

빗방울 무늬가 무수히 찍혀 있는 산길을

느릿느릿 올라갔다.

물빗자루가 하나절 깨끗이 쓸어 놓은 길

발자국으로 흐트러질세라

조심조심 디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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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내 손에 들려진 신비의

단풍보다 진한 빛깔로

사랑이란 생각조차

꽃잎 지던 날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모든 슬픔을

내가 느끼지 못한 것

너를 기다리는 동안

오늘 하루

우리 이런날

꽃나무 하나

한가지 소원

한 순간 가까웁다

이 세계의 불행

오지 않는 사람

항상 당신이 어디에

내 안에 그대 살듯이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그저 세월이라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