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해삼 한 도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을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그 빈 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은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