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조회 수 1147 추천 수 0 2018.09.25 00: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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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다시 되돌려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한 사람에게서

너무 많은 다른 것을

잊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조금

물러서서 바라보면,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 때의 그 실망,

미움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 남자는 자신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다른 많은 조각들로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한 조각이

어느 날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며,

 

그리고는 사랑에 빠집니다.

미움도 거기서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 조그만 조각을 우리는

그 남자의 혹은

그 여자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 남자를 이루고

있는 많은 조각 가운데

겨우 하나를

사랑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한 남자를

사랑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우리가 한 여자를 사랑할 때

우리는 그 여자의 많은 것들 가운데

한 조각을 사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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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