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첩에 꽂아 둔
사진첩에 꽂아 둔 지난 계절처럼
그대를 잊었겠지요.
낙엽이 질 때 쯤이면
나도 그대를 잊었겠지요.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살렵니다.
그토록 못잊어 애타는 마음도
그토록 못잊어 미워하던 그 마음도
가을이 질 때 쯤이면
거짓말처럼 잊었겠지요.
먼 발치서 그리워하는 게 사랑이라면
참말인 듯 거짓말인 듯
처음부터 새로
사랑하는 이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서두르지 않는
내 쓸쓸한 날엔
그대 앞에 서면
그대 영혼의 반을
어두운 물가
얼굴 묻으면
물처럼 투명한
땀으로 땅으로
눈부신 이 세상을
가만히 서 있는
이제 해가 지고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별 기대 없는 만남
저무는 날에
기억하시는가
소리 듣고
빛나는 별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