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있는 번뇌로

조회 수 62 추천 수 0 2018.09.07 20: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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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번뇌

 

저 종소리 닿는 그 어딘가에

꽃이 피기를

지리산도 미소 하나 그리며

그 종소리에 잠기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 아픔에서

초연하지 말기를,

가지가지 애증에 눈감지 말기를

그런 성불일랑은 하지 말기를

들고 있는 번뇌로

그 번뇌의 지극함으로

 

세상사에 초연한 듯 눈을 내리감고

지극 정성 종을 치는 모습만큼이나

그 모습 아름다워 발걸음 멈춥니다

 

무엇에 몹시 화가 났는지

살풋 찌푸린 얼굴로

한 손 삐딱하게 옆구리에 올리고

건성으로 종을 울립니다.

 

오늘도 그 시간

선원사 지나다 보니

갓 핀 붓꽃처럼 예쁜 여스님 한 분

큰 스님한테 혼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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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남에게 주기 전에

한 순간 가까웁다

그 모든 슬픔을

저 나무들처럼 또

내 쓸쓸한 날엔

행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눈을 뜨고 생각해 봐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들고 있는 번뇌로

물방울로 맺힌 내 몸 다시

눈을 감으면 늘 당신의

당신의 웃음을 읽고

내 마음은 마른 나뭇가지

여름내 태양의 정열을

그대를 잊었겠지요.

견딜수 없는 계절

내 무너지는 소리 듣고

새도 날지 않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