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둔 그리움
당신께 들켜버린
내 마음인 줄은
정말로 몰랐습니다
손 내밀어 주던
나즈막한 눈빛을
체온으로 간직하다
목덜미가 따스하고
눈 녹듯이 풀어지는 가슴이
바뀐 계절의 길어진
햇살이거니 했습니다
내 마음 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겨우내
묻어 두었던 그리움을
메마른 가지마다
꽃피여 보려고 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흔들거림이 있으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거니 생각했습니다
푸른 달빛 아래
문득문득 나를
가만히 바라보면
지는 세월 아쉬워
나는 너무 작은 사람
꽃이 졌다
한가지 소원
청솔 그늘에 앉아
그대를 위하여
팬지꽃
편히 잠들지 못하는
오늘은 이제 나도
중요한 건요
떠나가는 배
이 세계의 불행
꽃그늘에 앉아 너를
눈멀었던 그 시간
안부가 그리운 날
까막 눈알 갈아끼우